[창간특집-소비유통]한돈 소비 시장 늘어날 여지 ‘무궁무진’(5/5)
[창간특집-소비유통]한돈 소비 시장 늘어날 여지 ‘무궁무진’(5/5)
  • by 양돈타임스
[창간특집-소비유통]한돈 소비 시장 늘어날 여지 ‘무궁무진’

20년엔 中 관광객 1천500만명 이를 듯
‘한류’ 바람과 연계한 소비 상품 개발을
‘등삼겹살’ 등 한돈 틈새시장 적극 찾아야
원산지 단속 통해 한돈 소비자 신뢰 제고

작년 돼지 도축두수가 사상 2번째로 많았음에도 돈가는 높게 형성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1천580만두가 도축되면서 한돈 생산량은 84만1천톤을 기록, 지난 13년 사상최고를 기록했던 85만3천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13년과 한돈 생산량이 비슷했음에도 국내 돼지 값은 ‘천양지차’였다. 1천6백13만두로 사상 최고의 도축두수를 나타냈던 2013년 돼지 값(탕박)은 평균 kg당 3천원대 생산비 이하를 기록했다. 생산비 이하 시세가 지속되면서 경영난으로 농가수도 급격하게 감소, 농가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구적인 대책의 일환으로 모돈 감축 캠페인 실시를 통해 사육 두수 조절에까지 나서게 됐다.
모돈 감축 캠페인 이후 국내 한돈산업에는 잇따른 호재로 1년 만에 평균 5천원대 시세를 나타내며, 유례없는 고돈가를 형성했다. 이는 한돈 공급 감소에다 일본 원전 사태, 국내 AI 발생 등으로 수산물 및 닭고기를 돼지고기가 대체 소비된 영향이다. 또한 전국적인 캠핑 문화 확산 등도 고돈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작년에도 역시 한돈 공급량이 증가했음에도 소비량이 받쳐 주면서 높은 시세를 나타냈다.
국내 돈육 시장은 2014년 이전 수입과 국내 생산량을 합쳐 1백만톤 물량 안팎에서 형성됐다. 그러다가 ‘저지방 부위’ 바람 속에 2014년에는 전체 공급량이 1백만톤을 돌파, 총 110만톤(국내 83만톤, 수입 27만톤)이 공급됐음에도 돈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작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사상 최대인 120만톤(국내 84만톤, 수입, 35만톤)에도 강세를 형성했다. 사상최대의 물량에도 돼지 값 강세가 이어진 것은 국내 돼지고기 소비 시장이 10~20%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돼지고기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자급률은 하락했다. 지난 10년 자급률은 80.9%를 나타냈지만, 그해 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11년은 61.7%로 하락, 생산기반이 회복되면서 12년과 13년에는 78.2%, 81.4%로 상승했다. 14년과 15년 돈육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수입 돈육 물량도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자급률은 74.1%, 69.8%를 나타내며 지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작년 수입 물량은 35만7천톤을 기록, 지난 11년 정부의 무관세 돈육 수입 정책 영향으로 37만8천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같이 자급률 하락 속 고돈가 현상은 ‘신기루’가 될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최근 3년 동안 국내 한돈 생산량은 83만~85만톤으로 일정한 반면 수입 돈육 물량은 3년 동안 18만톤, 27만톤, 35만톤 등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돈육 소비량이 늘어난 만큼 수입 돈육의 파이가 배로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돈가 강세는 향후 국내산 돈육 소비 둔화만 불러일으키고 수입 물량 증가만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돈육 소비가 늘어난 시점에서 한돈 소비 시장을 더 넓혀야만 자급률 제고 및 한돈 사육 기반도 더 늘어날 수 있다. 최근 늘어난 소비 물량 10만~20만톤에서 절반만 한돈으로 대체돼도 국내 1천만두 사육 기반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돈 소비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하나?
첫째, 무엇보다 돈육 품질 제고다. 소비자들은 “우리 것이 좋다”라는 신토불이의 신념으로, 한돈이 수입 돈육보다 값이 비싸도 구입한다. 그러나 고품질 돼지 출현율(1등급 이상)은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1등급 이상 출현율이 △13년=64.6% △14년=63.8% △15년=63.9%로 크게 향상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구제역 백신 접종 증가 및 출하전 절식 미흡으로 떡지방 및 이상육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품질이 향상되지 않으면 한돈이 신토불이라는 ‘애국심 마케팅’도 한계를 나타낼 수 있다. 소비자들은 품질 및 안전성을 이유로 주로 한돈을 구입하기 때문. 특히 국내 소비자 기준에 맞춰 맞춤형으로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수입 돈육과 한돈이 차별화가 없다는 인식이 앞으로 대두될 수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둘째, 틈새시장을 지속 만들어야 한다. 작년 정부는 식육의 부위고시 사항을 전부 개정하면서 ‘목전지’ ‘등삼겹살’ 등 다양한 제품을 자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이를 참고해 업계는 다양한 구이 부위 등을 개발, 기존 삼겹살 구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부위 개발 노력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급 학교 급식 및 군납 돼지고기 물량 확대 등 대량 소비처에 더 많은 물량이 소비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는 등 틈새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시장을 보다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아시아의 한류 바람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삼겹살’ 구이는 한국 고유의 먹거리 문화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및 동남아 등지에서 한류 바람이 불면서 삼겹살 등 한국 먹거리 바람도 불고 있다. ‘치맥(치킨과 맥주)’ ‘삼겹살’ 등은 이미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벌써부터 인기 상품이 됐다. 이에 따라 이런 호기를 이용, 돼지고기 지육을 수출은 못하지만 국내를 찾은 외국인들이 삼겹살 등 한돈을 소비할 수 있도록 관광과 연계한 상품을 개발하면 한돈 소비도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관광객은 오는 20년 연 1천50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 이들을 대상으로 한돈 적극 홍보 계획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넷째, 육가공품 소비 확대를 꽤해야 한다. 지난 13년 기준 국민 1인당 육가공품 소비량은 우리나라가 4.4㎏으로 독일 30.7㎏에 비해 1/7 수준에 그쳤으며 6.1㎏을 소비하는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서도 27.9% 가량 적은 것을 봤을 때 우리나라의 육가공산업의 잠재 성장률은 높다. 아울러 육가공품, 열처리 돈육 가공품은 수출 품목으로도 육성할 수 있기에 육가공품은 한돈 소비 시장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될 수 있다.
다섯째, 한돈인증점 확산 및 홍보 강화다. 한돈 판매 인증점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한돈 만을 판매하는 음식점, 식육점을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인증한 업체들로 전국의 약 1천여 곳에 이르고 있다. 한돈 판매 인증점은 소비자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한돈 판매처들로 한돈의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향후 농가들이 안정적인 판매처 역할도 수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돈인증점 인증 절차 강화 및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한돈 소비 증가에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섯째, 원산지 위반 단속 강화다. 최근 ‘돼지고기 둔갑판매 실태조사 및 근절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돼지고기 소비량 가운데 3~6%가 수입 돈육에서 한돈으로 둔갑 표시돼 시중에 유통될 경우 소비자와 생산자의 전체 피해 금액은 1천800억원~3천670억원으로 분석됐다.
둔갑판매가 이루어지는 원인으로 냉장육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기호 및 수입육과 한돈의 가격 차이를 꼽았다. 2015년 평균 한돈 kg당 가격은 4천830원 미국산 kg당 수입단가는 3천485원(2015년 평균환율 1131.5원×수입단가 3.08불)로 1천345원 차이가 난다.
원산지 위반은 한돈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무서운 적이다. 소비자들에게도 신뢰를 크게 잃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원산지 둔갑 근절을 위해 돼지고기 이력제 조기 정착,과학적 원산지 판별기술 도입, 우수 수사 인력 및 체계 강화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이 국내 한돈 소비 시장은 노력 여부에 따라 더 넓힐 수 있는 잠재 가능성이 높다. 지금과 같은 소비자들의 한돈에 대한 신뢰 속에 소비 시장에서 한돈의 위상이 더욱 더 커진다면 수입 돈육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에 따라 국내 돈육 소비 증가를 통한 한돈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해 업계의 분주한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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