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송년특집] 사자성어로 풀이한 양돈산업
[2014년 송년특집] 사자성어로 풀이한 양돈산업
  • by 양돈타임스

[송년특집]사자성어로 풀이한 2014년 양돈산업

○…올해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돼지 값이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해 최악의 불황 이후 극적인 반전을 연출한 때문이다. 동시에 사료 값도 안정돼 양돈농가들은 한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그런데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잇따른 FTA 타결 소식에 힘 빠지고 FMD(구제역) 재발에 가슴 졸여야 했다. 고돈가에도 마음 편히 웃을 수만 없었던 올 한해 양돈산업을 사자성어로 풀어봤다.…○

ㄱ=거안사위(居安思危)

자조금 거출금 내년부터 300원 인상
두당 1100원…평안할 때 위기 대비

평안할 때에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는 말이다. 내년부터 인상키로 결정된 한돈 자조금 거출금은 바로 양돈산업에 있어 ‘거안사위’를 행한 것과 같다. 한돈자조금 대의원회는 내년 1월 1일부터 농가 거출금액을 두당 800원에서 1천100원으로 300원 인상키로 했다. 이로써 자조금은 3년만에 인상되며 거출금 1천원 시대를 맞게 됐다. 중요한 것은 바로 거출금 인상분의 용도로 거출금 인상을 통해 추가로 거두게 될 연간 43억여원의 자조금을 돼지 값 안정기금 조성을 위한 별도 기금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돼지 값이 초강세를 형성하며 평안하기 그지없는 올해였지만 바로 이때 돼지 값이 떨어져 힘들어질 때를 대비한 것이니 충분히 ‘거안사위’를 실현했다 할만하다.

ㄴ=낭중지추(囊中之錐)

연륜·전문성 갖춘 ‘인재들’ 등장
이병규 이기수 김성훈 신창섭 등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주머니 속 송곳처럼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뜻이다. 올해 양돈업계에도 이 같은 인재들이 여럿 등장했다. 그중 지난해 18대 한돈협회장에 당선된 이병규 회장은 취임과 함께 강한 한돈산업을 강조하며 한 해 동안 듬직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다. 잇단 FTA에 따른 국내 양돈 등 축산인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단식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기수 농협 축산경제 대표도 있었다. 30년 넘게 농협에 몸담고 있었던 이 대표는 올해 축산경제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세계 최대 타피오카 공장을 인수해 사료가격 안정의 기틀을 마련하고 국내 축산물의 안정적 판로 개척 등 어느 해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다. 이와 함께 김성훈 한경대 교수는 그간 국내 양돈 생산성 제고를 위해 헌신해온 그 열정과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양돈연구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또한 양돈수의사회장에 신창섭 버박코리아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등 올해 유독 신임 인사들이 많았다.

ㄷ=대동소이(大同小異)

출하두수, 작년과 차이 거의 없어
올 돈가 공급만으로 설명 안 돼

올해 돼지 값은 지난해와 천양지차(天壤之差)였지만 재미있게도 나머지 국내 양돈상황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우선 돼지두수가 그랬다. 돼지 사육두수는 지난해 모돈 감축의 영향으로 올해 다소 줄어 3월과 6월 990만두대로 전년 대비 5% 가량 적었으며 9월에는 그 차이가 2.2%로 줄었다. 출하두수는 더 차이가 없었다. PED(돼지유행성설사병)와 모돈감축의 영향으로 출하가 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실제로는 9월까지 출하두수는 1천152만마리로 일년전 1천168만마리에 비해 단 1.4% 가량 감소하는데 그쳤다. 돼지두수 차이가 없었던 만큼 양돈 사료량 역시 10월말 현재 489만톤으로 지난해와의 차이는 3%에 불과했다. 국내산 공급량에서는 이처럼 지난해와 차이가 없었던데다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올해 돼지 값 강세는 분명 공급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ㄹ=류수불부(流水不腐)

사료업계 양돈 신제품 속속 개발
질병 다발에 생산성 제고 이바지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고로 썩지 않으려면 항상 움직이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이 말의 교훈일 것이다. 양돈업에서 이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사료업계일 것이다.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양돈산업을 둘러싼 환경들이 그만큼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것이 더 큰 이유일 것이다.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바로 그 노력의 결과였다. 본격적인 FTA 시대를 맞아 생산비 절감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양돈농가에 주요 과제가 됐다. 이에 올해 사료효율 및 증체량 제고와 보다 빠른 출하에 맞춰 개발된 신제품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더불어 고품질, 안전성에 대해 높아진 사회적 요구를 실현시키기 위한 콘셉트의 제품들도 선보였으며 질병에 강한 돼지를 길러낼 수 있는 사료들도 출시돼 양돈농가들의 기대를 받았다.

ㅁ=맹귀부목(盲龜浮木)

연초까지 불황 지속에 경영 최악
다행히 사료곡물 안정돼 부담 덜어

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났다는 뜻으로 어려운 때 뜻밖의 행운을 만나 어려움을 면하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 적자로 경영상황이 힘들었던 양돈농가들이 그나마 올해 사료가격이 안정돼 한숨 돌릴 수 있었던 올해 양돈업을 떠올리게 되는 말이다. 지난해 국내 양돈산업은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올해 초까지도 돼지 값은 4천원을 밑돌며 불황을 이어갔다. 이에 농가들의 경영 상황은 말이 아니었다. 이후 돼지 값이 생산비 이상을 형성했지만 작년에 진 빚도 다 갚지 못한 농가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사료곡물이 풍년이 들면서 양돈 경영에 돼지 값만큼 비중이 큰 사료가격은 안정, 농가들이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ㅂ=보거상의(輔車相依)

소비자 없이 한돈산업 존재 어려워
‘한돈 데이’, 사회공헌 성공적 첫발

수레의 덧방나무(輔)와 바퀴(車)가 서로 의지한다는 뜻으로 서로 도와서 의지하는 깊은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올해 10월 1일 처음으로 열린 ‘한돈데이’는 바로 양돈산업에 있어 ‘보거상의’의 관계를 확인하게 해준 행사였다. ‘한돈은 나누고 행복은 더하자’를 내건 ‘한돈데이’였던 만큼 기존의 ‘데이 마케팅’이나 양돈인들만을 위한 행사와는 차별화해 소비자를 행사의 한 축으로 끌어들이고 또 그동안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이벤트들로 치러졌다. 이 같은 행사 취지와 걸맞게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가해 소비자와 함께하는 축제로서의 의의를 살렸다. 돈가스를 만들어 결식아동에게 기부하는 ‘한돈愛돈가스’ 만들기 이벤트와 ‘나눔 한발 한발 걷기 행사’ 등이 바로 이날 ‘한돈데이’의 성격을 잘 보여줬다.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외 계층을 위한 나눔과 정기적인 기부 약속을 통해 진정한 사회 공헌적인 행사로서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ㅅ=시시비비(是是非非)

PED 백신접종에도 효과 미미
양돈농가 ‘효력’ 법원 판단 요구

농가들은 올해 국내에서 PED 발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자 백신 사용량을 크게 늘렸다. 그러나 PED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PED가 발생, 농가들 사이에서는 백신이 효능 없는 ‘물 백신’이 아니냐는 의문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10월 6농가들은 PED 백신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이 같이 소송을 제기, 향후 법원에서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게 됐다. 소송 농가들은 “PED 백신은 설사를 막기 위함이지 생존율을 높이고자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PED 백신 제조 회사는 “농가에게 판매된 백신은 정부로부터 제조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제품들은 유전자 변이가 발생되기 전에 제품으로 만일 결함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면책 사유에 해당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농가와 업체 간 PED 백신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치열한 법적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ㅇ=임중도원(任重道遠)

PED PRRS 흉막 폐렴 등 질병에
생산성 급락…고돈가에 ‘속빈 강정’

임중도원. 맡은 책임은 무겁고, 이를 실천할 길은 어렵고 아득하다는 말이다. 농가의 맡은 책임은 무엇보다 돼지를 잘 기르고 출하해 질 좋은 고기를 국민들에게 공급하는 길일 것이다. 그러나 PED등 질병이 크게 유행하면서 농가 생산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이러한 영향으로 맡은 책임을 완수하지 못한 농가 수가 올해 급격히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돼지 사육 가구수는 총 5천174호로 전분기와 전년 대비 각각 2.7%, 12.6% 줄었다. 특히 1천마리 미만 가구는 2천325호로 작년에 비해 22.2%가 줄었다.
이에 따라 내년 농가 수는 5천호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해 돼지 값은 이례적으로 높게 형성됐지만 매년 높은 돈가를 보장할 수 없어 향후 소규모 농가의 폐업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에상되고 있다.

ㅈ=전화위복(轉禍爲福)

미운 오래 새끼 저지방 부위
수요 늘면서 돈가 강세 이끌어

‘저지방 부위’는 그동안 삼겹살 소비에 크게 밀리면서 국민들에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동안 육가공업계는 주로 삼겹, 목심 생산을 위해 돼지 1마리를 작업, 삼겹, 목심 등 인기부위 외 나머지 부위는 소비가 되지 않으면서 창고에 쟁여놓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최근 웰빙 바람이 불고, 캠핑 인구 증가, 정부의 정육점 육가공품 제조 허가 등으로 인해 저지방 부위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올해 돈가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저지방 부위는 그동안 삼겹살에 비교되면서 받았던 설움을 극복, 올해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극적인 상황을 보여줬다. 특히 저지방 부위 소비 증가는 올해 삼겹살 가격 안정에도 영향을 줘 부위별 가격의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ㅊ=철두철미(徹頭徹尾)

돼지 생산부터 판매까지 이력제 도입
시행착오 최소화 통해 이미지 제고를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돼지 이력제가 오는 28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러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농가부터 유통 과정까지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 사업 시행 전 철두철미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종돈장들의 경우, 이미 종돈들은 종축개량협회에 등록돼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새롭게 종돈에 개체식별번호를 표시하는 일은 중복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양돈농가 역시 동일한 사육현황 신고를 축평원 시스템 및 한돈팜스에 두 번 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 발생한다는 것. 다행히 축평원과 종축개량협회, 한돈협회는 협의를 통해 중복됐던 입력시스템을 일원화시키기로 합의했으며, 축산물품질평가원은 현재 전국을 돌아다니며 돼지 이력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등 시행 후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ㅋ=쾌도난마(快刀亂麻)

돈가 강세에 웃을 수만 없던 농가
손해 감수하는 지급률 조정 결단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이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단칼에 베듯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바로 올해 돼지 값 강세에 양돈농가가 지급률 조정이라는 해결책을 들고 나온 것이 바로 여기에 비유될 듯싶다. 양돈농가들은 돼지 값이 좋으면 세상 걱정거리 없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올해가 그랬다. 돼지 값이 오르면 자연 소비자들은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게 되고 특히 FTA 시대인 요즘, 언제든 값 싼 수입 돈육이 국내 시장을 파고들 수 있어서다. 이에 양돈농가들이 6월 지급률 자율조정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돼지 값이 높을 때는 지급률을 낮추고 반대로 낮을 때는 육가공업계가 이를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지급률을 탄력적으로 상황에 맞게 조정키로 한 것이다. 전국 양돈농협 6곳 및 목우촌이 여기에 동참했다. 고돈가가 자칫 시장에 독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단연 빛나는 결단이라 할만 했다.

ㅌ=토각귀모(兎角龜毛)

제주도 돈열·백신에도 구제역 발병
정확한 원인 규명으로 불안 잠재워야

‘토각귀모’ 토끼의 뿔과 거북의 털이란 뜻으로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을 비유하고 있는 말이다. 지난 9월 돼지 열병 청정 구역 지역인 제주도내 양돈장에서 돼지열병 항체가 검출돼 방역당국은 혼란에 빠졌다. 조사 결과 농가들이 사용한 ‘돼지 단독병’ 예방백신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음을 확인했다. 이 같이 제주도는 질병을 예방해주는 백신으로 인해 되려 없던 질병까지 발생할 황당한 일을 겪을 뻔 했다. 또한 FMD(구제역) 백신 및 PED백신에 대한 농가의 의문도 올해 불거졌다. 백신을 했음에도 항체형성률이 낮은 농가들이 많아 이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는 등 농가들은 백신효능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 같이 올해 질병을 막아줄 백신에 대한 농가들의 불만, 의문이 큰 한해가 되면서 백신 효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정부나 제조업체에 요구하고 있다.

ㅍ=파죽지세(破竹之勢)

3월3일 삼겹데이 부터 오름세
가을 불황은 커녕 되레 최고형성

올해 돼지 값은 말 그대로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처럼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모돈 감축을 통해 금년 돼지 값 회복을 꾀했던 양돈인들에게도 예상 밖의 고돈가였다. 2월까지만 해도 돼지 값은 4천원대를 넘지 못하면서 지난해 불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3월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흐름은 180도 바뀌었다. 한번 오름세를 탄 돈가는 내려올 줄 모르고 단번에 5천원 턱밑까지 쫓아 올라갔다. 박피 기준으로 2월 3천994원하던 돈가가 4천959원으로 단숨에 1천원이 뛴 것이다. 4월 4천991원으로 다소 주춤하는 듯 했지만 이를 만회하듯 5~6월은 5천301원, 6천173원으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11월 들어서면서 돼지 값은 다시 한번 급등했다. 5천200원대서 출발, 18일 6천249원까지 단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20% 올랐다. 11월 돼지 값으로는 이례적인 급등세로 올 한해 돼지 값 흐름의 특징을 연말까지도 이어갔다.

ㅎ=호시탐탐(虎視眈眈)

수입 돈육량 전년보다 25% 늘어
국내 소비 시장 호시탐탐 노려

올해 저지방 부위 소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후지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특히 국내 전지 가격이 크게 상승, 최근 갈비 가격을 추월하기도 했다. 작년 국내 전지 가격 평균은 kg당 5천300원대를 나타냈지만 올해는 kg당 7천원(12월 첫째주 기준) 수준으로 약 1천700원 급등했다. 후지 역시 작년 3천원대에서 올해 4천200원대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돈육 수입도 작년 보다 25% 급증, 작년보다 5만여톤 증가한 약 25만톤이 올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내 전지 가격 상승에 따라 비교적 저렴한 수입 앞다리, 뒷다리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10월 이후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면서 앞다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국내 후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전지 수입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돼지 값을 지지하는 주요인인 국내산 전·후지가 수입 돈육으로 대체되는 양이 더 늘 경우 내년 국내 돼지 값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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