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돼지고기 양허 대상서 제외돼 일단 한숨 돌려(11/20)
[심층분석]돼지고기 양허 대상서 제외돼 일단 한숨 돌려(11/20)
  • by 양돈타임스
[심층분석]돼지고기 양허 대상서 제외돼 일단 한숨 돌려

한-중 FTA 타결 분석

우려했던 ‘지역화 조항’ 포함 안 돼 안도
종돈 즉시 무관세…덤핑·질병 유입 우려
김치 등 농업 분야 피해도 만만치 않아
농업계 졸속 타결 비판·대책 마련 촉구

한-중 FTA가 지난 10일 사실상 타결됐다. 돼지고기는 양허대상에서 제외돼 일단 한숨 돌리게 됐으며 걱정했던 동·식물 위생·검역 지역화 조항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완전히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 김치를 비롯한 농업분야의 막대한 피해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협상 경과=지난 12년 5월 14일 베이징에서 한-중 FTA 제 1차 협상이 있은 후 30개월여만에 실질적 타결이 선언됐다. 그 동안 양국은 14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으며 올 7월 연내 타결 노력 강화에 합의하면서 타결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0일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에 참석 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타결을 선언하면서 지난 30개월간에 걸쳐 진행돼 온 한-중 FTA 협상 일정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정부는 향후 세부 기술적 사안에 대한 협의와 협정문 전반에 대한 법률검토 작업을 마무리한 후 금년 말까지 가서명 등 관련 절차를 완료, 내년 공식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업 개방 수준=이번 협상 결과 우리는 전체 1천611개 농산물 품목 가운데 548개 품목이 양허대상에서 제외됐다. 여기에는 쌀, 보리를 비롯해 돼지고기(냉동·냉동 삼겹살, 냉장 기타, 돼지 족, 밀폐 가공품, 냉동 기타품목)와 쇠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대부분의 육류 제품들이 포함돼 현재의 관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참깨 등 7개 품목은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낮은 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은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저율관세 할당 품목으로, 또 들깨, 김치 등 26개 품목은 관세가 부분 감축된다. 그러나 번식용 돼지와 돼지 비계(관세 3%), 육우와 젖소, 번식용 오리는 즉시 관세가 철폐되며 이를 포함해 589개 품목이 즉시 또는 5~10년에 걸쳐, 441개 품목은 최장 20년 이후 관세가 없어진다.
또 동식물 위생검역 협상에서 지역화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지역화 조항이란 농축산물의 병충해나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국가 전체에 대해 수입 금지를 하는 게 아니고 발생 지역만 금지하고 나머지 지역으로부터는 수입을 계속할 수 있다. 이에 현재는 중국산 돼지 및 돼지고기 등이 수입이 금지된 상태이나 지역화 조항 적용 시 질병 발생이 없는 지역으로부터 수출이 가능해 국내 양돈산업에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돼 왔다.
■농업 피해는=정부는 이번 한-중 FTA의 농업 시장 개방이 역대 최저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역시나 농업 분야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양허 제외 품목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589개 품목은 10년 내, 441개 품목은 20년 내 관세가 철폐돼 해당 품목의 피해가 불 보듯 하다. 특히 중국산 김치의 공세가 거셀 전망이다. 김치는 현행 20% 관세를 2%P 이내에서 부분 감축하기로 한 품목으로 1㎏당 500~600원에 수입되는 중국 산 김치가 최대 12원 가량 가격 인하 효과로 더욱 국내 시장 점유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다진 양념도 동일한 조건으로 국내 김치 업계와 농가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는 양허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육우, 젖소 등 소와 번식용 돼지는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현재는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불가하지만 지리적 이점과 낮은 가격이 언제든 국내 시장 공략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종돈업계 원로는 이와 관련 “중국에서 값싼 종돈이 들어오게 된다면 국내 시장 잠식뿐만 아니라 전염병이 유입될 경우 더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업계는 한-중FTA의 졸속타결을 비탄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중FTA 중단 농축산비상대책위원회는 “초민감 품목 60% 가운데 양허제외는 30%에 불과하며 저율관세할당(TRQ) 16%와 관세감축 14%로 사실상 TRQ 물량이 우리 농축산업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정부가 확실한 피해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정상회담에 맞춰 한중 FTA 협상을 조급하게 타결했다”고 비판하고 “국회 비준 이전에 농업 예산의 대폭 확충을 통한 적극적인 투융자 정책의 시행은 물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전국 300만 농업인은 국회 비준 저지를 위해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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