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송년특집] 적자 경영에, TPP 가입 소식에 심난했던 양돈산업
[2013 송년특집] 적자 경영에, TPP 가입 소식에 심난했던 양돈산업
  • by 양돈타임스

‘적자’ 경영에, TPP 가입 소식에 심난했던 2013년 양돈

○…올해 양돈업은 최악의 불황에 암울한 하반기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먹구름이 잔뜩 낀 채 출발했다. 불황은 상반기까지 지속됐지만 다행히 하반기는 예상보다 힘들지 않게 마무리 돼가고 있다. 또 모돈 감축에도 적극 동참하면서 내년 양돈시장도 다져놨다. 그러나 농가들은 이를 위해 올 한해도 기댈 언덕 없는 환경에서 고군분투해야 했고 더 이상은 없을 것 같던 시장 개방의 압박도 계속 받아야 했다. 시작도 끝도 쉽지만은 않았던 올 한해 양돈산업을 14개의 열쇠말로 정리했다.…○


ㄱ=개방
계속된 개방 양돈시장 ‘문’활짝
조기 무관세 수입 시대 불가피
칠레, 미국, EU(유럽연합)와의 FTA가 끝이 아니었다. 올해도 한국 양돈산업은 거듭된 시장 개방의 위협을 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가 FTA보다 시장 개방의 수위가 높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의사를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는 현재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농산물을 포함해 모든 무역상품에 대해 100% 관세 철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국내 농축산업계는 TPP 가입에 강력 반발하고 정부의 정책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FTA도 지속 추진됐다. 지난해 5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중국과의 FTA는 지난달까지 총 8번에 걸친 회의가 진행됐다. 중국과의 FTA는 중국의 지역화 논리가 관철될 경우 중국산 돼지고기의 수입이 가능해 국내 양돈업에 미칠 파장이 기존 FTA 체결국과 비교해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최근 체결된 한-호주 FTA 역시 한돈 삼겹 및 목살의 수요 잠식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ㄴ=농림축산식품부
기대 못 미친 반쪽짜리 성과
업무 이관되고 부서도 그대로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부 조직 개편과 함께 농림수산식품부 조직명칭이 올해부터 농림‘축’산식품부로 변경됐다. 양돈을 비롯한 축산업계에서는 환호하고 반겼지만 명칭 변경 이후 기대했던 축산관련 부서 확대나 축산업 지원 강화 등은 없었다. 식품 안전관련 업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관됐을 뿐만 아니라 축산관련 부서 확대 없이 기존 1국 4과(△축산정책과 △축산경영과 △방역총괄과 △방역관리과)가 유지됐다. 때문에 명칭 변경은 정부의 축산업 지원 및 축산업의 위상 강화 없는 반쪽짜리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ㄷ=등급판정 기준 개정
등지방 기준 낮춰…농가 불만
1등급 출현 감소, 재조정 여론
지난 2011년 6월 이후 2년여만인 올 7월부터 돼지 등급판정 기준이 변경됐다. 이번 등급판정 기준 변경의 주요 내용은 규격등급과 육질등급으로 이원화된 등급판정 체계를 단일등급체계로 개선해 소비자들이 알기 쉽도록 1+, 1, 2, 등외 등 4개로 단순화한 것이다. 아울러 도체 중량과 등지방 두께 범위를 축소해 과지방이 되지 않도록 유도했다. 문제는 등급판정 기준 개정 이후 상위 등급 출현율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는 점. 7월 1+와 1등급 출현율이 60.5%를 기록해 전달 67.7%와 무려 7.2%P 차이를 내더니 이후 60% 대도 무너졌다. 당연히 농가 수취 가격은 떨어졌고 가뜩이나 저돈가에 힘들어하던 농가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가장 큰 이유는 개정된 등급판정 기준에 맞춰 출하 체중을 줄여도 등지방 두께는 거의 줄지 않았던 것으로 이에 현장에서는 등지방 두께 기준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ㄹ=락토파민
美, 러 중 돈육 수출 크게 감소
나라마다 안전성 의견 엇갈려
해외 양돈시장에서는 락토파민이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러시아가 락토파민을 급여한 돼지고기 등 축산물 수입을 금지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락토파민은 돼지의 살코기 함량을 높이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성장호르몬제로 러시아, 중국, EU 등에서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미국 등은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이 락토파민을 사용하는 데 대해 육류의 안정성을 신뢰할 수 없는 만큼 락토파민을 급여하지 않은 가축으로부터 생산됐다는 정부의 증명서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이에 불응해왔다. 그 결과 올해 미국의 대 러시아 돼지고기 수출은 80% 가까이 급감했고 이에 미국은 최근 성장 촉진용 동물성 약품을 먹이지 않았다는 것을 정부가 증명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해 향후 다시 러시아로의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ㅁ=모돈 감축
정책 지원과 연계해 감축 성공
2년만에 최저…돈가 안정 기여
돼지 값 안정을 위한 모돈 감축 운동이 양돈농가의 적극적인 동참 속에 올해 그 목표를 달성했다. 모돈 감축 운동은 8월까지 10만두 감축을 목표로 진행됐다. 지난해 시작됐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모돈 감축 운동은 올해 감축 미 이행 농가에 대한 사료구매 자금 등 정책 지원 불가 방침과 하반기 돈가 폭락 경고에 추진 동력을 얻었다. 이에 9월 모돈 두수는 89만7천여마리로 전분기보다 5만7천여마리, 모돈 감축 운동 시작 시점인 3월 97만3천마리에 견줘서는 7만6천여마리가 감소했다. 모돈 두수가 90만두 이하를 기록한 것은 2년여만으로 올해 모돈 감축 운동은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내년 돼지 사육규모와 출하물량은 올해보다 크게 줄 것으로 추산되면서 돼지 값도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ㅂ=부산물 가격 폭락
수요처 줄면서 ‘애물단지’
구제역 이전대비 1/4 수준
돼지 부산물 가격이 폭락하면서 돼지 값 회복의 걸림돌이 됐다. 부산물 가격은 두내장 기준으로 올해 5천원 대를 형성, 지난 11년 평균 2만원과 견주면 1/4 수준을, 12년 평균 1만3천원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부산물 가격이 폭락한 것은 구제역 이후 국내 돼지 두수가 감소하면서 부산물 공급도 줄었고 이에 많은 국내산 부산물 사용업체들이 수입산으로 갈아탄 때문이다. 올해 다시 돼지 출하가 증가하면서 부산물 공급도 늘었지만 수요처가 없다보니 자연히 가격은 하락하고 심지어 그대로 폐기되는 일도 심심치 않았다. 특히 부산물 가격 하락은 돼지 값 회복의 저해 요인으로도 지목됐다. 이후 한돈 수요가 늘면서 돼지 값은 살아났다. 하지만 12월 현재까지도 부산물 가격은 여전히 구제역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ㅅ=사상 최고
사육·출하두수, 사료량 ‘최고’
역대 최고 기록 갈아치울 듯
올 한해는 양돈업 역사에 ‘사상 최고, 사상 최대’의 기록을 가장 많이 남긴 한 해가 될 듯싶다. 무엇보다 사육두수가 증가한 때문이다. 구제역 이후 급감했던 국내 돼지 사육두수는 돼지 값 강세로 농가들이 두수를 늘리고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에 3월부터 9월까지 각각 1천11만마리, 1천18만1천마리, 1천18만8천마리로 3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출하두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부터 돼지 출하물량은 당시로서는 역대 최고치인 148만마리로 150만마리에 육박했다. 그리고 이 기록은 지난 10월 157만두로 다시 깨졌다.
사육두수, 출하두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료량 역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돼지 출하가 가장 많았던 10월은 양돈사료량도 56만6천여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 양돈사료량은 11월말 현재 558만톤을 기록, 지난 02년 595만톤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출하두수는 11월까지 1천470만마리로 이미 지난해 1천404만마리를 넘어섰으며 지난 02년 1천534만두의 기록도 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ㅇ=일본 원전
수산물 소비 대체로 한돈 수혜
돼지 값 8.8% 상승 기여 분석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저돈가 기조가 올해 들어서면서 더욱 심화됐다. 더욱이 하반기는 더 심한 불황이 예상됐다. 돼지 출하도 급증하고 계절적으로 소비도 감소하기 때문. 그러던 돼지 값이 8월부터 지난해 수준을 웃돌면서 예상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지난해보다 물론 출하는 많았다. 그럼에도 돼지 값은 이후 줄곧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특히 2천원대가 예상됐던 10월에도 돼지 값은 3천원 이상을 형성했다. 이는 수입량 감소 등 다른 원인도 있지만 예상치 못했던 변수, 즉 일본 원전사태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 유출 이슈 때문이다.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육류 소비를 늘렸으며 특히 한돈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 원전사태로 한돈 소비를 10% 이상 늘렸으며 이는 출하 두수 증가의 영향을 상쇄, 돈가에는 8.8% 인상 요인을 발생시켰다고 분석했다.

ㅈ=자급률
86% 추산…04년 이후 최고치
수입량 줄고 한돈 생산 증가로
구제역 이후 양돈시장은 급격한 사육두수와 수입량 변화, 돼지 값 폭등·폭락을 겪으면서 최근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 같은 산업의 변화는 자급률의 급변으로 나타났다. 구제역 이후 돼지 두수가 크게 줄고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돼지고기 자급률은 지난 2010년 80.9%서 11년 61.4%로 20%P 가까이 줄었고 12년 다시 77%로, 그리고 올해 80%가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돈협회는 최근 올해 자급률을 86.4%로 추산한 바 있다. 협회의 자급률 추정치가 맞다면 올해 자급률은 지난 04년 8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올해 자급률은 구제역 이전 수준을 뛰어 넘을 것이란 점이다. 이처럼 자급률이 상승한 것은 한돈 생산량이 증가한 동시에 수입량이 감소한 때문으로 올해 수입량은 지난해에 견줘 34% 가량 감소, 올해 말까지 20만톤이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ㅊ=처방제 시행
올 97종 대상 단계적 확대
농가 왕진비 등 부담 우려
처방 대상 동물용 의약품을 구입할 경우 반드시 수의사로부터 처방전을 발급 받아야 하는 수의사처방제가 지난 8월 27일 시행에 들어갔다. 시행 첫 해인 올해는 처방 대상 약품이 97종으로 향후 17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전체 동약 중 20%(420여종)가 대상에 포함되게 된다. 이에 이들 약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의사가 직접 진료 한 후 투약, 제조, 판매하거나 축주가 별도로 약을 구매하려면 역시 수의사 진료 후 처방전을 발급 받아야 살 수 있다. 이에 농가들은 경제적 부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시행 첫 해는 무료이긴 하나 발급 수수료(최대 5천원)도 그렇지만 더 큰 부담은 5만~6만원에 달하는 수의사 왕진비. 이에 왕진비 등 처방제에 따른 농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지적됐다.

ㅋ=칼 없는 정육점
동네 마트서도 한돈 구매가능
16년까지 450개로 늘릴 계획
올해 한돈 유통구조 개선이 주요 화두로 제기된 가운데 농협이 그 일환으로 ‘칼 없는 정육점’을 지난 10월 오픈했다. 칼 없는 정육점이란 소포장 형태의 축산물 완제품을 소규모 동네마트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신 개념 유통채널이다. 완제품 형태로 냉장 유통되는 만큼 정육기술(칼) 없이도 냉장 진열대 설치 면적만 있으면 동네 마트에서도 국내산 축산물을 판매할 수 있어 한돈 등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이 용이해 진 것이다. 또한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거래 과정도 투명해 소비자들에게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협은 이 같은 칼 없는 정육점을 오는 16년까지 450개소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ㅌ=특별사료구매자금
농가당 3억원 한도서 지원
모돈 미 감축 시 회수키로
올해 양돈농가 경영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특별사료구매 자금이 지원됐다. 농가당 지원 금액은 당초 2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돼 두당 지원 단가도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올해는 모돈 감축운동과 연계해 모돈 감축에 참여한 농가만 지원한다는 방침아래 사료구매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이에 모돈 감축이행 계획서 제출 시 지원 자금의 50%를, 그리고 감축 완료 후 나머지 50%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모돈 감축을 이행한 농가는 나머지 50%의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사료 구입량 자료, 모돈 등급판정 결과 자료, 전산기록 또는 농장 일보 등을 제출토록 했다. 또 모돈 감축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경우 사료구매자금을 회수키로 했다.

ㅍ=피이디(PED)
열병 재발하고 PED 극성
느슨해진 방역·불황 영향
구제역 이후 양돈장에 생긴 변화 중 하나는 돼지 질병 발생이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었다. 특히 농장을 비우고 다시 입식한 농가의 경우는 더욱 그랬다. 농장을 비운 사이 돈사는 ‘청정화’가 됐고 농가들은 구제역의 아픔을 교훈삼아 소독과 차단방역에도 힘을 쏟았다. 그러던 것이 올해 다시 돼지 질병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청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던 돼지열병이 4년만에 경남 사천에서 재발했다. 특히 최근 전국적으로 PED(돼지유행성 설사병)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농림축산검역본부가 PED 발생 주의보를 발령하고 농가들에게 차단 방역 강화와 예방접종을 당부하고 있다. 비단 열병과 PED 뿐만 아니라 흉막폐렴, 글래서씨병 등 양돈장에는 이전보다 각종 질병 발생이 늘었다. 이처럼 돼지 질병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구제역 이후 질병 발생이 뜸해지면서 농가들의 방역 의식이 느슨해진데다 올 상반기 불황 때문이란 지적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농가들이 면역 강화제, 백신 등 질병 발생과 관련이 있는 지출들을 줄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모돈 갱신두수가 현저히 줄면서 현장에는 모돈의 산차가 높아진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최근 PED 등 돼지 질병으로 폐사가 증가할 경우 내년 돼지 값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ㅎ=화농 발생
구제역 백신 접종 후 급증
농가·정부 원인 ‘동상이몽’
돼지에 화농(이상육)이 발생하는 문제가 올해도 양돈농가를 괴롭혔다. 특히 올해는 언론(11월 18일 중앙일보, 11월 21일 청주MBC)을 통해 보도됐는데 특히 언론에서는 ‘고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돈에 대한 이미지 훼손 우려도 제기됐다. 또 이상육 원인에 대해 농가와 정부의 주장이 서로 달랐다. 양돈농가들은 구제역 백신 접종 이후 이상육 발생이 크게 증가한 만큼 백신의 부작용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2010년 4.2%에 불과하던 이상육 발생 비율이 △11년=31.7% △12년=41.6% △13년(4월까지)=49.1%로 증가했다. 이에 지난해만해도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천3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농가들은 모돈에만 접종하는 등 대책 강구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접종 방법이 잘못된 때문이라는 입장으로 농가에 지속적으로 올바른 접종 방법을 홍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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