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생산I]양돈 선진국 진입 멀리 있지 않다(5/7)
[창간특집-생산I]양돈 선진국 진입 멀리 있지 않다(5/7)
  • by 양돈타임스
창간 특집-한국 양돈산업 선진국 진입 중이다

[생산I]양돈 선진국 진입 멀리 있지 않다

구제역 이후 생산성 눈에 띄게 향상
질병 피해 줄면서 MSY 17~18 추산
여세 몰아 또 한 번의 도약 가져와야

구제역은 우리 양돈산업에 큰 시련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공존하듯 구제역 역시 악재만은 아니었다. 양돈 생산성 측면에서는 분명 그렇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우리가 경쟁해야 할 양돈 선진국들과 견줘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구제역과 양돈 생산성=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돈 생산성 향상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현장의 한 수의사는 “요즘 현장에서는 이슈가 되는 질병이 없다보니 폐사도 줄고 이에 MSY 20두 농장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라고 최근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 양돈 농가는 “평균 생산성이라 여겨지던 MSY 15두 가량의 농가들이 현재 18두 정도로 높아졌고 기존 상위 농가들은 대부분 20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치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돼지 출하두수는 410만두로 전년 대비 27%, 구제역 이전인 2010년 동기에 견줘서는 12.3% 증가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올해 출하두수는 1천600만마리가 넘는다. 계절적으로 하반기에는 출하가 더 늘어날 것을 감안했을 땐 그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무리는 아니다. 이에 한돈협회는 올해 출하두수가 1천680만마리로 금년 MSY를 17.5두(모돈 96만두)로 추정하고 있다. 그 이전 15두와 비교하면 2두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처럼 양돈 생산성이 개선된 것은 무엇보다 구제역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인 올아웃에 인색한 국내 양돈장의 경우 각종 전염병균 등이 양돈장에 상재해 있다가 날씨 변화, 스트레스 등 질병 촉발 원인을 만나면 질병이 폭발적으로 증가, 폐사 등의 피해를 입어왔다. 그런데 구제역으로 돼지를 비우고 재입식 하면서 농장에 상재하던 바이러스 등이 사라져 질병 피해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한 현장 전문가는 이와 관련 “구제역 이전 질병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었던 경기와 충청 지역이 구제역 이후 깨끗해지면서 다른 지역으로의 질병 전파도 없다”며 “이 때문에 구제역 피해가 없었던 다른 지역들도 덩달아 질병 피해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10년부터 시작된 써코 백신이 자돈의 폐사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구제역을 거치면서 농가들이 위생, 사양 관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가운데 최근 고능력 종돈이 수입, 보급된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생산성이 향상돼 가고 있는 것은 분명 반길만한 소식이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앞으로 본격화되는 FTA 시대, 우리가 경쟁해야 할 미국, EU 등 양돈 선진국의 생산성이 기준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EU의 경우 MSY가 25두 내외인데 비해 우리는 아직 20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양돈 시장은 수입산 돼지고기들이 더 활개를 치게 된다. 그럴 경우 지금과 같은 저돈가가 되풀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전에는 돼지 생산비 수준이 돼지 값 형성의 한 요인이 됐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경험했듯이 이제부터 양돈시장은 생산비 수준에 상관없이 값 싼 수입산과 무한 경쟁하는 시장의 논리에 의해서만 움직이게 된다. 결국 이 같은 시장에 맞는 생산성을 갖추지 못하는 농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곧 양돈 생산성 향상은 농가의 생존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더 올려야 할까. 향후 돼지 값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는 하나 현장 관계자들은 최소 MSY 20두는 돼야 양돈 선진국들과 겨뤄볼 만 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구제역으로 단번에 2두 넘게 MSY를 올렸지만 과거 국내 양돈산업 생산성을 보면 생산성 제고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2000년 MSY가 15두였으며 중간에 16두 가량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줄곧 14~15두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금 성적 향상의 좋은 기회를 맞았다. 우선 양돈장 위생 수준이 높아져 상재 질병 요인들이 많이 줄어든데다 모돈 감축을 통해 농장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불량 모돈을 도태하면 추가적인 성적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현장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또 농장 시설 대비 돼지 두수가 과다한 농장의 경우 시설의 여유가 생기는 것 또한 긍정적인 요소라는 것. 때문에 최근의 생산성 향상 여세를 몰아 더 분발한다면 전국 평균 MSY 20두 이상도 불가능하지만도 않다는 얘기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구제역이 분명 국내 양돈산업에는 위기였지만 지금 그 위기가 기회로 바뀌려 하고 있다. 이것을 잡느냐 아니면 그대로 놓치느냐는 전적으로 양돈농가들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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