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프롤로그]녹록치 않은 양돈 현실, 희망은 있다(1/1)
[신년특집-프롤로그]녹록치 않은 양돈 현실, 희망은 있다(1/1)
  • by 양돈타임스
신년특집-2020년 양돈산업을 준비하자
[프롤로그]녹록치 않은 양돈 현실, 희망은 있다

수입 돼지고기 관세 장벽 사라질 것
수많은 고비 넘으며 여기까지 와
한돈 소비자 있어 양돈업 발전 지속

지난 2010년 새로운 10년을 여는 첫 해 한국 양돈업은 미처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준비를 할 겨를이 없었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으로 돼지들을 1/3이나 땅에 묻으면서 당장 1년 후도 내다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1년여만에 한국 양돈업은 구제역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 다시 출발선에 서게 됐다. 구제역으로 우왕좌왕하는 사이 한-EU, 한-미 FTA가 발효됐고 할당관세의 시행으로 양돈시장도 정상 궤도를 벗어났다. 또한 돼지 두수가 지난 9월 994만여마리로 불과 1년6개월여만에 40% 가량(290만마리) 급증하면서 여러 문제들도 대두됐다. 하지만 이제 구제역과 그 후유증은 대부분 봉합돼 양돈산업도 이전의 흐름을 되찾아 가는 중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다가올 한국 양돈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왜 2020년인가=우리 양돈산업에 닥칠 많은 변화 중 가장 결정적인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 FTA일 것이다. 현재 우리 양돈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과 EU산 돼지고기는 2021년 이후 모두 무관세가 된다. 그리고 14~16년 칠레산을 비롯해 일부 미국 산 및 EU 산 돼지고기도 관세가 없어지게 된다. 2020년 이전에 국내 양돈산업은 실질적인 FTA 시대에 돌입하게 되는 것으로 그 이후 양돈산업이야말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무한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다. 신년호 주제를 ‘2020년 양돈산업을 준비하자’로 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향후 양돈산업의 걱정거리는 FTA만이 아니다. 양돈산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나타난 고곡물가는 전 세계 양돈산업을 휘저어 놨다. 대표적으로 EU, 미국과 같은 돈육 수출국가들이 수출 호조에도 양돈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고곡물가 때문이었다. 문제는 장기적인 곡물가 강세와 변동성 강화가 예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에 고곡물가를 가정한 양돈환경도 포함돼야 마땅하다.
또 하나 친환경에 대한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가축분뇨 해양배출이 중단되면서 환경부가 발표한 가축분뇨 선진화 대책이 이 같은 변화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환경 문제는 양돈장 시설 및 사육방식 등과 연관된 문제로 생산성과 마찬가지로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 없다. 향후 꾸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소비자들의 기호도 변할 것이다. 아니 이미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우리가 아직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앞서 말했듯 FTA 시대는 무한 경쟁의 시대다.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생산성을 아무리 높인들 소용없는 노력이 될 것이다.
■희망은 있나=이처럼 한국 양돈산업이 가야할 길을 보면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하지만 반대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어렵지 않은 시기도 없었다. 매 시기마다 위기는 항상 있어왔고 또 이를 잘 극복해왔기에 축산업, 나아가 한국 농업의 기둥 산업으로 발전해 온 것이 아니겠는가.
돼지고기 수입이 자유화됐을 때는 흡사 최근 FTA 시대를 걱정하는 것과 같은 위기의식이 있었고 한-칠레 FTA 때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구제역과 돼지 열병이 발생하면서 수출길이 막혔을 때도 양돈산업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그렇지만 90년대 중반 생산액 2조도 안 되던 양돈산업은 지금 5조원의 축산업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으로 발전했다. 또 2000년대 들어설 당시 만해도 국내 돼지 사육두수는 800만마리가 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1천만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가 지나온 과거의 고난과 위기들을 생각할 때 눈부신 발전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은 변화상이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도 무조건 낙관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한국 양돈산업에 희망이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양돈인들에 달렸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철저하게 대비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곧 우리 미래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양돈산업이 없는 한국 농업, 한국 축산업은 상상할 수 없다. 또 한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한 한국 양돈산업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2020년 양돈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고 또 이번에도 양돈산업은 살아남을 것이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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