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송년특집]구제역 고돈가 돈육 무관세 FTA로 다사다난했던 양돈산업
[2011 송년특집]구제역 고돈가 돈육 무관세 FTA로 다사다난했던 양돈산업
  • by 양돈타임스

[송년특집]구제역·고돈가·돈육 무관세·FTA로 다사다난했던 2011년

○…2011년은 양돈인들에게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시작된 구제역이 4월까지 이어지면서 돼지 살처분 두수가 30%가 넘은데다 이로 인해 정부는 돼지고기 무관세 수입을 밀어 붙였다. 또 한-EU FTA에 이어 미국과의 FTA도 날치기 통과되면서 양돈인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양돈산업을 돌아봤다.…○


ㄱ= (구제역-고돈가)구제역…돈가 사상 최고 형성
올해 역시 구제역을 빼놓고 양돈산업을 말하기 어렵다. 지난 4월까지 계속된 구제역으로 전체 사육두수의 30%가 넘는 331만두의 돼지가 살처분됐으며 양돈산업 가운데 그 후유증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돼지 값에 구제역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미쳤다. 공급물량이 부족해지면서 돈가가 급등한 것이다. 지난 6월 월평균 돈가가 8천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일평균 7천748원(박피, 6월 8일)까지 치솟았다. 이에 삼겹살 가격이 급등하면서 돼지고기 할당관세 수입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책을 꺼내드는 명분을 제공했다. 재입식이 진행되면서 돼지두수는 지난 9월 778만3천마리로 3월 704만마리서 10.6%(75만여마리)가 증가했으며 12월 800만마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ㄴ= (농협법 개정)농협 사업, 신용-경제로 분리
내년 3월 2일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으로 분리되는 것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농협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공표됐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1중앙회 2지주회사(농협경제지주회사와 농협금융지주회사)로 각각 분리토록 한 사업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더 높다. 당초 10년의 준비 과정을 거치기로 했던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이 당장 내년 3월로 5년이나 앞당겨 지면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그 중 하나가 신경 분리에 필요한 자본금 문제로 6조원 규모의 자본금 지원을 약속한 정부가 이를 4조원으로 삭감하면서 농협이 11조원의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된 것이다. 농협 부실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주회사 방식의 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으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헤치고 농협이 자본의 손에 넘어갈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에 농협 안팎에서 농협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ㄷ= (등급판정 기준 개정)돼지 등급 17개서 7개로 단순화
지난 6월부터 새로운 돼지고기 등급판정 기준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돼지고기 등급 가운데 육질 3등급, 규격 D등급을 폐지해 17개의 등급을 7개로 등급을 단순화했으며 육질 등급 간 변별력을 높이도록 한 것이다. 또 돼지고기 품질 기준도 강화해 1+등급은 A등급에서만 부여하는 식으로 돼지 규격 등급을 육질등급의 1차적 제한 요인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도체중 범위 상한을 상향조정하는 동시에 등지방 두께는 변동없이 적용돼 과지방을 억제토록 했다.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되면서 등급판정 성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무엇보다 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이 줄어든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이는 육질 등급이 규격 등급에 제한을 받도록 한 때문으로 이에 규격돈 출하와 비육후기 처리 등의 사양관리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ㄹ= (리컨스트럭션-재건)양돈산업 재건에 업계 힘 모아
이번 구제역은 전체 돼지의 1/3이 땅 속에 묻히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남겼지만 피해가 큰 만큼 양돈농가들의 산업 재건 의지도 강했다. 돼지를 살처분한 농가들은 아픔을 떨치고 다시 돼지들이 들어와 살 수 있도록 돈사를 청소하고 소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보상비 합의, 높은 사료가격, F1 부족 등 걸림돌도 많았다. 그럼에도 700만마리까지 줄었던 돼지 사육두수는 12월 800만마리대를 회복했다. 양돈산업 재건을 위한 움직임은 농가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농가들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료업계는 농가의 재기를 돕기 위해 나름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방역 서비스를 통해 재입식을 돕는가 하면 부족한 F1을 공급하고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서비스도 제공했다. 또한 생산성 제고로 농가들이 하루 빨리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각종 신제품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ㅁ= (무관세)돼지고기 26만톤 관세없이 수입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이 부족, 돈가가 급등하면서 정부는 지난 2월 사상 최초로 수입 돼지고기에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처음 6만톤으로 시작한 무관세 수입은 계속 늘어 상·하반기 26만톤으로 늘었다. 실제 할당관세로 수입된 물량은 9월까지 17만9천톤으로 지난해 총 수입량과 맞먹는다. 특히 정부는 휴가철 삼겹살 소비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2만톤의 냉장 삼겹살을 민간 수입업체로부터 사들여 이를 유통업체가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항공료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파격적인 혜택도 뒤따랐다. 이를 통해 정부는 5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정부가 돼지 값 안정을 위해 이렇듯 무관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도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실패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내년 3월까지 추가로 7만톤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돼지 값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만 고집하는 정부를 보는 양돈농가들의 속은 답답하기만 하다.

ㅂ= (백신)구제역 백신 접종 의무화
구제역 예방접종이 의무화됐다. 지난 1월 정부가 사상 처음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돼지에 구제역 백신을 결정하면서 정기 예방접종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돼지 출하 시 예방접종 확인서를 휴대하고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토록 했다. 또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혈청 모니터링 검사를 실시, 항체 형성률이 80% 미만인 경우에도 과태료 처분키로 했다. 하지만 돼지의 면역 특이성으로 백신을 제대로 접종했어도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후 항체 양성률 기준이 60%로 조정했다. 한편 올해 정부가 지원하던 구제역 백신을 내년부터는 1천두 이상 농가의 경우 50% 자부담해야 한다. 이에 1천두 사육 농장의 경우 연간 210만원의 백신비를 부담해야 한다.

ㅅ= (사육거리제한)“돼지 키우지 말란 것입니까”
올해는 구제역 이후 양돈 사육기반 회복이 최대 과제였던 한해였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와 원활하지 못했던 정부 보상 등 걸림돌이 여전히 많지만 농가와 업계의 노력으로 돼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환경부의 돼지 사육거리제한 조치가 재건은커녕 사육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0월 환경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시달한 ‘가축사육제한 구역 지정 기준 권고안’에 따르면 돼지는 주거지역 가구의 최소 단위(5~10호)로부터 500m 거리 제한을 두도록 하고 있다. 각 지자체들도 관련 조례를 발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양돈장 신축은 고사하고 증개축도 어렵게 됐으며 무허가 시설의 경우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FTA 핵심 대책 중 하나인 축사현대화 자금 지원도 위태로울 수 있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이에 양돈협회 등 업계에서는 양돈생산 기반을 위협하는 환경부 권고안의 폐기를 강력 촉구하고 있다.

ㅇ= (MMA)종돈 MMA 8000마리로 확대
종돈 MMA(최소시장접근물량)가 총 8천두 규모로 늘었다. 지난해 1천850두 대비 4배 이상(332%) 증가한 것이다. 당초 올해도 1천850두가 배정됐었으나 구제역으로 종돈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4월 5천두로, 또 9월 8천두로 증량된 것이다. 그리고 11월말 현재 종돈 수입두수는 6천750두로 MMA 물량의 81.5%가 수입됐다. 한편 F1 후보돈에 대해 할당관세가 적용, 양돈협회 추천으로 수입이 이뤄졌다. 3만1천두가 배정된 가운데 재입식 지연 등으로 실제 수입 물량은 12월 중순 현재 8천570두 수입됐다.

ㅈ= (자유무역협정-FTA)유럽과 미국 양돈농가와 ‘맞장’
유럽과 미국이라는 양돈 최강국과의 FTA가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 7월 한-EU(유럽연합) FTA가 발효되기 시작했으며 지난달 22일 한-미 FTA마저 한나라당의 날치기로 비준안이 통과된 때문이다. 이에 EU산 돼지고기는 올해를 시작으로 냉장육과 냉동육 중 삼겹살이 10년내 관세가 폐지되며 나머지는 5년내 철폐된다. 또 미국산은 내년 발효를 가정했을 때 냉장 삼겹살, 갈비, 목살은 발효 후 10년 즉 21년에 무관세가 되며 나머지 냉장육(도체와 이분도체, 전후지)은 14년에, 냉동 목살, 갈비살 등은 16년에 각각 관세가 없어져 양돈산업은 ‘풍전등화’의 상황. 양돈협회는 대책마련이 미흡한 상태에서 한-미 FTA가 비준된데 대해 강력 반발하며 사료가격 안정기금 제도화, 축산관련 세제 개선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ㅊ= (축산업 허가제)양돈 허가받아야 하는 시대 도래
양돈업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구제역 이후 정부는 축산업 허가제를 골자로 한 가축질병 방역 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을 확정하고 7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축산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하는 등 허가제 도입을 적극 추진했다. 축산업 허가제가 시행되면 종축업, 부화업, 정액처리업과 일정규모 이상 가축 사육업은 일정 조건을 갖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돼지의 경우 1차년도 기업농을 대상으로 13년 전업농, 14년 준전업농, 15년 소규모 농가 순으로 단계적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또 허가 대상이 아닌 일정규모 이하 농가는 등록대상으로 포함돼 모든 농가가 등록 혹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5월 농협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많은 농가들이 허가를 받기 위한 시설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농가들의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ㅋ= (캠페인)한돈 캠페인 어느 해보다 활발
어느 해보다 한돈 햄 소비 캠페인이 활발히 전개됐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양돈협회가 추석을 맞아 진행한 한돈햄 선물세트 소비촉진 캠페인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촉진 홍보 및 판촉행사와 더불어 온라인을 통한 행운권 이벤트가 진행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 결과 추석 한돈 수제햄 매출이 전년 추석대비 21% 증가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일반 기업 및 소비자들의 판매 비중이 지난해 0.4%에서 올해 42%로 급증했다는 것으로 한돈 햄 선물세트가 명절 선물로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됐다.

ㅌ= (테마파크)돼지 문화원, 테마파크 문 열어
양돈이 고기뿐만 아니라 즐거움도 함께 주는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금보종돈의 금돈이 올해 국내 최초로 돼지 테마파크인 돼지문화원을 개관했으며 돼지를 주제로한 박물관도 최초로 문을 열었다.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돼지 문화원은 양돈산업을 관광업과 접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맛있고, 멋있고, 신나는 곳’을 주제로 꾸몄다. 총 5천평 규모의 테마공원과 4층의 부속건물로 이뤄진 문화원은 사육과정을 체험하고 돼지고기의 생산과정 등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해 어린이들과 일반인들에게 양돈산업을 간접 체험토록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보다 조금 먼저 개관한 경기도 이천의 돼지 박물관은 양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여 양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개관됐다. 보고 체험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박물관에는 이종영 대표가 18년간 수집한 양돈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박물관과 미니피그를 사육해 일반인들이 사육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부충남 고품질 양돈클러스터 사업단이 문을 연 ‘마블로즈 돼지 카페’도 있다. 충남 보령에 위치한 돼지 카페는 돼지고기 전문식당과 햄, 소시지를 직접 만들어보는 홍보·체험관과 교육장, 육가공공장·직영매장 등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곳은 생산-가공-판매-홍보-마케팅의 유기적 연계가 가능해져 참여 농가들에게 추가 수익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ㅍ= (폐사)호흡기 질병 극성 폐사 속출
써코 백신 접종 이후 개선되는 듯하던 양돈장의 폐사가 올 하반기 들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환절기를 기해 호흡기 질병 등으로 폐사가 속출하는 농장이 많았다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구제역 이후 질병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재입식을 해야 하는 농장은 많은데 F1 공급이 원활치 못해 F2을 입식한 농장이 많았던 것이 주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F2의 경우 번식성적도 떨어지지만 여러 농장에서 들여오면서 순치과정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성적 저하가 출하두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출하두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ㅎ= (항생제)배합사료 무항생제 시대 개막
지난 7월부터 사료에 첨가하던 9종의 항생제가 모두 금지됐다. 44종이던 사료 내 항생물질은 지난 05년부터 단계적으로 감축을 시작, 올해 하반기부터 전면 금지된 것이다. 그동안 항생제 첨가 금지에 대해서는 안전 축산물 생산이라는 취지에는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질병 증가와 농가의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 등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또 국내 사육환경과 수의사 처방제 미실시 등 항생제를 금지하기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여론이 높았다. 그럼에도 7월부터 배합사료에 항생제는 모두 빠지게 됐다. 한편 이에 대비해 누구보다 사료회사들이 분주했다. 항생제를 빼는 대신 이를 대체할 생균제 등을 첨가한 신제품을 앞 다퉈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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