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특별인터뷰]“전산 관리로 생산성 제고해야”(1/4)
[신년특집-특별인터뷰]“전산 관리로 생산성 제고해야”(1/4)
  • by 양돈타임스
[신년특집-특별인터뷰]“전산 관리로 생산성 제고해야”

이정배 서울경기양돈농협조합장

‘지행합일’자세로 양돈경영 임해야
FTA 대비한 현실적인 정책 수립을
돼지 이미지 창출해서 돈육 소비 유도
매스컴 양돈보도 긍정방향으로 끌어야

중국 송나라 왕안석(王安石)이 지은 ‘매화’란 한시이다. 牆角數枝梅(장각수지매)/凌寒獨自開(능한독자개)/遙知不是雪(요지부시설)/爲有暗香來(위유암향래) ; 담 모퉁이의 매화 몇 가지/추위를 이기고 홀로 피었네/멀리서도 눈이 아님을 알겠나니/은은한 향기가 풍겨오누나.
신년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정배<사진>서울경기양돈조합장을 생각하며 떠오른 시이다. 적자조합이었던 조합을 지난해 최고의 조합의 반열에 올려 경영대상 등 각종 상을 수상했기 때문. 서경조합은 그가 있었기에 한 송이의 매화처럼 ‘추위(적자)’를 이겨내고 이른 봄날 활짝 만개했다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조합장은 직원들의 희생과 노고,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조합 이용이 없었다면 ‘추위’를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직원들과 조합원들에게 고마움과 감사함을 전했다.
인터뷰 하러 간 날은 올 봄에 이어 경기도에 구제역이 발생된 날이었다. 그는 말끔한 복장이 아닌 활동적인 복장을 입고 기자를 맞이했다. 현장형 조합장으로서 조합원 농가의 구제역 예방을 점검하고 돌아온 것이다. 그는 인터뷰 시작과 함께 큰 한 숨을 내쉬었다. “구제역으로 하루하루 마음 졸이고 있다”면서 구제역이 빨리 종식됐으면 하는 간절함을 표정에서 나타냈다. “구제역을 이기기 위해서는 농가들이 방역을 철저히 하고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밖에는 없다. 올해는 조합에 방역차량을 3대로 늘려 구제역 등 악성질병 예방에 조합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조합원 농가에게 지도사업을 펼칠 경우 방역차와 함께 방역소독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방역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했다.
화제를 돌려 다가오는 FTA시대에 대응하는 농가들과 조합의 대처 방안에 대해 물었다. 이 조합장은 간결하게 “생산성의 향상”이란 말로 요약했다. “우리는 MSY가 15두인 반면 네덜란드나 덴마크 등 돼지고기 수출국의 경우 25두로 우리와 10마리가 차이 난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유럽과 게임이 안되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책 마련만이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는 대비책으로 첫째 농장의 전산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농장의 전산관리는 생산비 절감과 생산성 제고의 지름길이라며 정부에서 적극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산관리는 철저하게 내 농장을 기록, 분석하는 일이다.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지만 농장의 생산성 향상으로 반드시 농장에게 돌아오므로 꼭 필요하다”고 재삼 역설했다. 둘째, 기본을 지키자고 말했다. “양돈하는데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돼지를 키울 자격이 없다. 질병 예방을 위해 농장 출입 물품이나 사람에 대해 철저히 소독하고 돼지고기 품질 제고를 위해 후기사료를 꼭 급여하고, 사양환경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조합장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을 당부했다. “알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양돈하는 기본 수칙 등을 행동에 옮길 때 농장의 생산성은 올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강력히 당부했다
이 조합장은 양돈생산성 제고를 위해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하나 조리 있게 말했다. 분뇨처리의 경우 “분뇨는 정부가 해결해줘야 한다. 내년부터 해양분뇨처리 중단으로 분뇨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다. 따라서 공공처리장의 이용기준을 낮추고 분뇨의 자원화에 많은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새해 사료 값 인상으로 많은 농가들의 전업이나 휴업, 폐업이 예상된다며 “이들 양돈농가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제역 돼지 열병 등 질병 예방을 위해 철저한 인력 관리를 주장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다른 양돈장으로 이직할 때 일정 기간 동안에는 취업을 막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그는 또 현실성 있는 정책을 요구했다. 일례로 시간이 소요되는 돼지고기 이력제 실시 등을 들었다.
이 조합장은 서울경기양돈조합 사상 재선에 그것도 무투표로 연임케 됐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적자조합을 흑자조합으로 변모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 어려웠던 조합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묻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그는 “직원들의 희생과 조합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며 공(功)을 넘겼다. 그리고 그는 “조합원이 없는 조합은 없다”는 말을 항상 가슴 속에 품고 다니며 조합원들에게 많은 혜택을 베풀려고 노력했다 한다. 일례로 조합원들이 대출을 받으려 하면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며 대출액수와 횟수에 상관없이 대출비를 없애는 등 조합원들을 향한 무한사랑을 드러냈다. 그가 조합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 조합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교육지원사업비가 2억이었지만 올해는 그 10배가 넘는 22억원이 책정된 것이 이를 웅변해주고 있다.
작년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했던 조합이 새해에는 어떤 목표와 사업을 가지고 속력을 낼 지 궁금했다. 그는 올해 목표로 “조합원 실익 지원 사업 확대를 통해 농가들의 소득증대를 확대할 계획이며 수익성 제고와 리스크관리를 통하여 내실 경영을 추구 할 것이다. 수익창출형 직원교육 지원 및 강화로 업무역량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때론 부드럽게, 때론 과감하게 투자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내년 세부 계획에 대해 물어보자 그는 “사료공장 건립과 마트사업, 그리고 신규 점포 설치”며 “임기 말까지 조합원들을 위해 육가공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사료공장은 강원양돈조합, 대충양돈조합,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평택 인근에 건립하기로 계획하고 있으며, 수원 인근에 마트 사업 또한 추진할 계획”이며 “육가공 사업은 천천히 계획 중으로 이는 모두 조합원들의 실익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말했다. 내년 복지와 수익을 동시에 실현하는 조합의 행보에 기대가 된다.
새해 전반적인 양돈업계 상황을 물어봤다. “구제역이 종식 되어야 조심스럽게 예측이 가능할 것 같다”며 “소비가 어느 정도 된다면 돈가는 작년 수준과 비슷할 것이며 전반적인 상황 또한 작년과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매스컴의 역할을 꼬집었다. 양돈 업계 관계자와 농가들은 연일 보도되는 구제역 방송을 보면서 소비자들의 심정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보도는 수차례 하면서 구제역은 사람에 무해하다는 방송은 몇 번이나 하였는지 기자에게 반문하고 매스컴을 잘 활용하여 양돈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 조합장은 “현재 농가, 조합이 잇따른 FTA, 구제역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어려울수록 모든 양돈인이 힘을 모아 양돈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어야한다”라고 역설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정배 조합장은 말한다. “겨울이 춥다. 하지만 볕은 반드시 온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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