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PRRS 청정화 한국도 가능하다(6/1)
[특별기고]PRRS 청정화 한국도 가능하다(6/1)
  • by 양돈타임스
[특별기고]PRRS 청정화 한국도 가능하다

주한수 교수 /미국 미네소타 주립 대학교

○…양돈협회가 최근 발표한 09년 양돈장 질병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양돈장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질병 가운데 하나로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가 꼽혔다. 이에 국내 양돈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PRRS 청정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수 미네소타 대학 교수가 최근 한국의 PRRS 청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내용을 정리, 게재한다…○

예방 어려워 장기적으론 청정화가 유리
칠레 07년 박멸 후 현재까지 발생 없어
격리 용이 산간 지역 시범 실시 후 확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돈열 청정화를 위해 전국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들 바쁜 상황이지만 여기에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단일 질병으로서 다른 어느 질병 보다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는 PRRS를 청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
■돼지질병의 청정화=양돈 농가의 수익을 감소시키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각종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질병에 의한 생산성 저하로 실패하는 양돈장을 우리는 종종 보고 있다. 오래 전 필자가 칠레를 방문했을 때 전국 양돈농가가 주요 질병 없이 돼지를 키우는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워 한 적이 있다. 우리는 현재 각종 질병의 예방 및 억제를 위해 주로 백신이나 항생제에 의존하고 있지만 세심한 사양 관리와 시설 및 환경 요인의 개선 등이 따르지 않으면 만족할 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PRRS는 여러 종류의 질병 중에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주면서 뚜렷한 예방대책이 없는 질병중 하나다.
■PRRS 청정화의 필요성=PRRS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모돈의 유사산과 자돈 및 비육돈에서 호흡기 질병을 일으키면서 단일 질병으로서는 다른 어느 질병보다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다. 각 농장에의 임상 증상은 감염된 바이러스주 성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심한 경우 임신 모돈의 50% 이상이 유산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자돈 호흡기 질병은 만성적인 PRRS에 기인되며 여기에다 2차적 세균 감염으로 높은 폐사는 물론 일당 증체 및 사료 효율 저하에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렇게 PRRS가 문제되는 농장에서는 폐사율의 증가 및 불가피한 항생제의 사용으로 약품비의 지출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현재 PRRS예방의 가장 큰 문제점은 PRRS 바이러스가 여러 가지 항원형을 나타내 백신 사용에 의한 예방이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PRRS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정화가 유리하다.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에서도 다수의 종돈장에서 성공적으로 PRRS 청정화가 이루어 졌으며 거의 대부분의 청정화 된 양돈장은 재감염 없이 좋은 생산성적을 지속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칠레에서의 PRRS 청정 사례=칠레는 이미 전국적으로 PRRS 청정화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다. 1995년 처음으로 PRRS가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초기역학 조사에서 2천11두 중 214두(10.6%)가 양성을 보였다. 그 후 전국적 조사 결과 양돈장 감염율은 30.1%, 모돈 감염율은 13.7%였다. 그 후 칠레 농림부와 양돈협회 주관으로 전국적인 박멸 계획을 다음과 같이 수립하고 청정화 작업에 들어갔다.
칠레에서의 단계별 PRRS청정화 시행 과정을 보면 ①혈청 진단법 확립으로 전국적인 역학조사 실시 ②PRRS에 관한 제도적 규정 확립(양성 농가 돼지의 도축장을 제외한 지역 이동금지 및 bio-security(차단방역) 규정 제정) ③감염 농가의 돈군 재조성 또는 모돈 농장에서의 돈군 폐쇄법을 이용한 청정화 실시 ④청정 양돈장의 지속적인 혈청 모니터링 실시.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칠레는 07년 전국적으로 박멸이 완료됐으며 현재까지 단 한 건의 발생 보고도 없다.
■미국에서의 PRRS 감염 농장 청정화 방법 및 청정화 전후 생산성 비교=PRRS 청정화법은 농장 여건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으나 △전 돈군 재조성 법 △전 두수 검사 후 양성돈 제거법 △돈군 폐쇄법 등으로 행해 질 수 있으며 어느 방법을 사용하든 사전에 계획이 잘 수립된다면 생산에 큰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완수 할 수 있다.
돈군 폐쇄법(후보돈 입식중지 6개 월)을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후보돈 입식 중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후보돈을 off-site(외부)에서 수정시키거나 후보돈 농장을 별도로 만들면서 돈군 폐쇄법을 적용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관 생산 농장이 많으므로 돈군 폐쇄 및 자돈사 비우기를 병행 해야만 한다. 실제 우리나라 몇몇 수의사들은 이미 많은 경험을 쌓아 어렵지 않게 청정화가 가능하리라 본다. 청정화 된 농장에서 생산되는 자돈수가 많아지면 감염된 자돈사를 비우고 비 감염 자돈을 입식함으로서 돈군 제거/돈군 재조성(Depopulation/Repopulation) 생산 흐름에 크게 변동 없이 청정화가 가능하다.
■미국에서의 지역별 PRRS 청정화 운동=현재 미국에서는 미네소타 주를 시작으로 청정화 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또한 돼지 농가 수가 적은 노스다코타 주와 위스콘신 주 등 에서는 미네소타 주의 청정화 운동에 적극 동조하고자 한다. 실제 미네소타 주에서는 미네소타 수의과 대학 교수들을 중심으로 04년부터 지역별 청정화가 논의되었으며 05년에는 미국 양돈 수의사회에 장단기 계획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시범적으로 지역을 선정하여 자율적으로 청정화 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네소타 주 양돈 협회 및 미국돈육생산자협회가 이 청정화 운동을 적극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먼저 미네소타 북서부 스티븐스 카운티 (약 38×40km)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는데 그 이유는 다른 지역에 비해 양돈장의 숫자가 적고 종돈장들이 위치해 이미 청정화 된 농장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04년에 지역 내 양돈장 및 양돈관련 업소들을 정확히 찾아 지도에 표시 하고 PRRS 감염 여부를 파악했다. 이때 총 89개소 중 31개소가 양성이었다. 06년에는 양성농가가 15개소, 그리고 09년에는 이들 31소 모두가 음성화 되고 청정화가 이뤄졌다.
현재까지의 청정화는 외부의 도움 없이 미네소타 수의과 대학 교수들의 주도로 지역수의사들과 농장주들만의 협력 체제로 진행됐으며 계속해서 인접해있는 6개 카운티로 확장, 청정 지역을 넓혀 가고 있다. 이들 PRRS 양성 모돈 농장은 주로 돈군 폐쇄법, 그리고 자돈, 육성/비육농장은 돈군 재조성에 의해 청정화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에서의 PRRS 청정화 방안=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 농장을 방문하고 여러 여건들을 종합한 결과 우리나라에서도 지역단위라도 청정화 운동이 시작돼야 하며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선 PRRS박멸 시범 위원회를 만들고 배경, 목표, 수행 방법 등을 협의한다. 그 다음 양돈 농가수가 적고 지역적으로 격리가 용이한 산간 지역에 위치한 2~3개 군 (예; 진안군, 장수군 등)을 지방 양돈협회 지부 및 지방자치 단체장과의 협의 하에 시범지역으로 지정하고 양돈장 위치, 규모 등 실태 조사와 감염 상태 파악, 돼지의 전입 및 출하 이동 경로 파악 등을 농장주들과 협의하에 파악하고 각 농장 별 청정화 계획을 현재 생산에 크게 차질 없이 수립하게 한다. 이때 감염 실태 및 역학조사에 필요한 경비는 양돈 협회 자조금 또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와 같이 실험적으로 몇 개 시범 지역에서 청정화를 진행함으로서 국내 PRRS 감염 농가들에 대한 PRRS 박멸 경험 및 노하우를 확보하고 성공여부에 따라 인근지역으로 청정지역을 확대해가야 한다. 나아가서는 제주도 같은 지역은 섬 전체에 대한 청정화 계획 수립 및 청정화 달성이 가능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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